[사이버펑크 세계관] 미국의 역사 #3 (4차 기업전쟁 이후)

 4차 기업전쟁 직후 / 2023-

미국은 이 시점에서 이미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4차 기업전쟁 당시 미국의 엘리자베스 크레스(Elizabeth Kress )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언했었는데, 전쟁이 끝나고도 이를 해제하지 않았으며 결국 독재정권이 수립되고 맙니다. 나중에 지방 선거는 재개되었지만, 미국이 재통일을 거칠때까지 전국 선거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1세기 중반의 미국은 19세기 후반과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연방 정부는 보스턴과 워싱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문명화"된 동부 해안을 통제했습니다. 연방 정부는 여전히 삼권분립(행정, 사법 및 입법부)을 유지하고는 있었습니다만, 그 영향력은 결코 미시시피 강 너머 서쪽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연료난 역시 심각했습니다. 당시 자동차나「에어로다인(Aerodyne)」의 연료로 쓰였던 것은「CHOOH2」의 과도기 단계에 있던 연료로, 고당도 밀인 트리티쿰 불가리스 메가수아비스를 가공하여 얻어지는 합성 알코올이었습니다. 그런데「4차 기업전쟁(Fourth Corporate War)」의 영향으로 퍼진 생체 바이러스 때문에 전세계적인 트리티쿰 불가리스 메가수아비스 흉년이 발생했고, 21세기 최악의 연료난이 발생하며 차량 업계 역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보다 효율적인 전기 엔진이 발명되고, 생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트리티쿰 불가리스 메가수아비스가 개발될때까지, 일시적으로 화석 연료 기반으로 세계 경제가 후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볼 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은 넷이었습니다. 기업전쟁 기간 동안, 수많은 악성 바이러스와 전투 프로그램 때문에 넷 세계의 지능 시스템(IS)들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전세계를 하나로 묶던 올드 넷은 엄청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바이러스와 자기 인식 전투프로그램들은 계속해서 올드 넷에 도사리고 있었기에, 올드 넷을 재건하기 위해「넷워치(Netwatch)」가 기울였던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차선의 방법으로 올드넷을 격리하는 방벽을 구축하는 선택을 했고, 그리고 기묘하게도 IS측이 이것을 용인하면서, 「블랙월 프로젝트(Blackwall Project)」가 탄생하게 됩니다. 

 

블랙월의 모습

전반적으로, 4차 기업전쟁 이후에는 기술적 정체기가 도래했습니다. 이 덕분에 세계적인 환경 오염도 마저 낮아졌을 정도입니다. 또한 4차 기업 전쟁 이후로, 대규모 기업 분쟁은 없어졌습니다. 메가코프들 역시 총력전을 벌인다는 행위가 얼마나 무모한 행위인지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대신 "냉전"에 보다 가까운 군비 경쟁을 벌였고, 자신들의 군사 장비를 개선하고 경쟁 업체를 견제하여 경쟁우위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때문에 화력을 단순히 극대화하는 장비보다는 첩보작전이나 정보전에 걸맞는 3세대 이상의「사이버웨어(Cyberware)」가 발달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통일 전쟁(Unification War) / 2069-2070

통일 전쟁은 새롭게 설립된 미국이었던 NUSA(New United States of America)와「자유주(Free States)」라고 알려져 있던 독립 국가 연합 간의 전쟁이었습니다. 자유주는 미국으로부터 독립 선언을 실시한 주를 말하는데, 이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준독립 상태였으며, 과거 이들은 강력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이 지위를 얻어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데,「4대 갱단(Gang of Four)」으로 인해 미국에 파멸적인 재난이 도래했던 20세기말과 21세기초에, 기회를 틈타 독립한 것이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붕괴와 4차 기업전쟁으로 인한 혼란에서 벗어나고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자, 미국 정부는 서서히 이들에게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2069년 말, NUSA의 대통령으로 새롭게 선출된 로잘린드 마이어스(Rosalind Meyers)는 국가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불량한 자유주들에 대한 연방 통치를 확대하는 통일 프로그램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배은망덕하게도 대부분의 자유주들은 통일을 반대했습니다. 갈등은 이제 불가피해졌고, NUSA는 콜로라도, 뉴 멕시코, 와이오밍, 몬태나, 애리조나, 네바다, 북부 캘리포니아 등의 자유주에 선전포고했습니다. 이 자유주들의 배후에는「아라사카(Arasaka)」의 지원이 있었지만, NUSA 정규군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는 나이트 시티(Night City) 역시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NUSA군은 나이트 시티 교외 지역까지 진군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아라사카의 초대형 항모가 코로나도 베이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이트 시티 의회 측이 이들에게 정식으로 보호요청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전면전을 앞두게 되자, NUSA 수뇌부 측도 큰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로잘린드 마이어스 대통령 입장에서도 아라사카의 개입으로 인해 미 전역으로 분쟁이 확대되어, 4차 기업 전쟁처럼 전화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유주와 통일 조약(Treaty of Unification)을 맺게 되었고 통일 전쟁은 여기서 끝을 맺게 됩니다. 이 조약에 의해 자유주들은 자치권을 유지했지만, 신 연방 정부에 참여해야만 했습니다. 반면 나이트 시티만큼은 통일 조약에서 예외였습니다. 나이트 시티는 NUSA는 물론 북부 캘리포니아로부터도 독립하게 되었고, 국제적인 자유도시이자 도시국가로 변모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Cyberpunk 2020 - Pacific Rim Sourcebook」, PASQUARETTE, C. / 1994
「Cyberpunk 2020 - Home of the Brave」, MACDONALD, M. / 1992
「Cyberpunk 2020 - Eurosource Plus」, QUINTANAR, D. / 1995
「Cyberpunk 2020 - Deep Space」, PONDSMITH, M. / 1994
「The World of Cyberpunk 2077」, BATYLDA, M. /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