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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지배하에 놓인 나이트 시티

2013년 시점에 이르면, 나이트 시티는 이미 무자비한 메가코프들의 발아래에 놓여 있었습니다. 경찰・소방 및 각종 기본 서비스들은 기업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된 상태였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전설적인 라커 보이인 조니 실버핸즈(Johnny Silverhand)가「아라사카 타워(Arasaka Tower)」근처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그 도중에 폭도들을 이끌고 이 타워를 습격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아라사카 타워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그 재건 과정에서 수년을 소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트 시티의 도심 지역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나이트 시티에서의 삶은 여전히 폭력과 범죄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기업 구획에서의 경제적 성장세는 강했습니다. 2020년 시점의 나이트 시티는 본질적인 미래도시였습니다. 「네트워크 뉴스 54(Network News 54)」의 뉴스캐스터이자, 나이트 시티의 유명인사였던 베스 이시스(Bes Isis)에 따르면, 당시의 나이트 시티는 불쾌하고 위험한 동시에 도회적인 느낌과 멋스러운 스타일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4차 기업 전쟁(Fourth Corporate War) 당시의 나이트 시티

원래 나이트 시티에서는「밀리테크(Militech)」가 소매 전시장 사업, 탄약 및 파츠 렌탈 사업을 벌이고 있었고, 무기 도매 사업은 밀리테크와 「아라사카(Arasaka)」양사 모두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보안 계약 시장에서는 다수의 하청업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아라사카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아라사카의 모든 하청 보안 업자들은 밀리테크에 대한 전쟁을 위해 소집되었습니다. 아라사카 측이나 밀리테크 측이나 자신들만을 위해 비축품을 잔뜩 쌓아놓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나돌던 무기, 탄약, 부품들은 동이 났습니다. 

이 당시 거리에서 밀리테크의 특수 6.5mm 탄약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 지역 자영업자에게는 크나큰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체 게바라(Che Guevarra)는 그의 불법 무기 거래 사업을 실질적으로 접었고, 타코 헛(Taco Hut)은 멕시코제 싸구려 모조 총기만을 취급했으며, 편의점 선반 위에서 탄약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은 나이트 시티에 판매되던 탄약의 약 74%가 밀리테크가 제조하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나이트 시티가「자유주(Free States)」에 속해 있었던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미 정부처럼 막강한 중앙집권적인 정부가 존재하지 않고 기업 측에 의존했었던 까닭에, 4차 기업 전쟁 당시 나이트 시티는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기업간 항쟁을 멈추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쟁은 결코 나이트 시티에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거리와 거리, 빌딩과 빌딩, 그리고 도시 전역에 걸쳐 파괴행위가 벌어졌고, 특히나 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밀리테크와 아라사카 양측의 중요 거점이 소재하고 있었던 기업 구획이었습니다. 

이미 핵폭발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 구역은 전쟁 지역이 된 상태였습니다. 수많은 나이트 시티 시민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탱크에 치이거나, 드론에 의해 저격당하거나, 기업측 살인 부대에 의해 벌집이 되는 것을 피해, 이 도시를 포기하고 벗어나는 것뿐이었습니다. 도시의 대부분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사람들은  퍼시피카(Pacifica)나 헤이우드(Heywood)처럼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장소로 가기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결국 두 기업은 선을 넘었고, 거대한 폭탄이 불을 뿜게 되었습니다. 

 

 아라사카 타워(Arasaka Tower) 폭발 사건

만약 나이트 시티가 자유주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리 아라사카와 밀리테크가 무소불위의 권력과 힘을 갖춘 메가코프라고 한들, 미국 도심 한복판에 핵을 떨어뜨린다는 미친 짓은 결행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정부가 강력한 통제권을 갖고 있는 유럽 도시에서도 불가능했죠. 그러나 나이트 시티는 달랐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나이트 시티는 자유주 소속이었기 때문에 미 합중국의 일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미 정부의 실권을 쥐고 있던 크레스 대통령은 지구 상에 존재하던 아라사카의 근거지를 박멸하고 싶어 했고요. 

트윈 아라사카 타워(Twin Arasaka Tower)는 140층 높이에, 그 당시 존재하던 가장 높은 빌딩 중 하나였습니다. 두 타워는 60층에 설치되어 있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아라사카의 마스터 데이터베이스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밀리테크는 정예 특수 작전 팀에 의해 운반된 휴대형 핵폭탄이, 최고의 효율을 발휘해 빌딩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도록 발파 위치를 선정했습니다. 밀리테크 측은 이미 나이트 시티를 완전한 손실로 치부했기 때문에 핵폭발에 의해 발생하는 사망자나 피해 규모는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아라사카 타워에서 폭발한 핵폭탄은, 히로시마에서 터진 것보다 약 25% 정도 더 강력했습니다. 소위 핵배낭(suitcase bomb)보다 좀 더 강력한 전술핵이었죠. 이 폭탄은 상대의 마스터 데이터베이스를 완전히 없애버려, 경쟁 메가코프가 그 데이터베이스를 재건할 기회 자체를 말살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었습니다. 이 폭탄은「소울 킬러(Soulkiller)」연구실이 위치해 있던 아라사카 타워 120층에 설치되었고, 상공 약 1,200피트에 해당하는 이 지점에서 핵폭발의 섬광이 시작되었습니다. 

나이트 시티 도심 지역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렸고, 이 지역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발에 의해 즉사했습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나이트 시티의 많은 지역이 매립지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 지역들은 해수면으로부터 겨우 16피트 높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 핵폭발은 작은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게 되었고, 이것이 나이트 시티 기반을 용융시켜버린 결과, 도시의 대부분이 침수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또한 상공 1,200 피트 높이에서 터진 폭발은 수 톤을 넘는 콘크리트와 강철을 날려버렸고, 이 때문에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 전체와 바다 저 멀리에까지 쓰레기 더미의 비를 내리게 했습니다. 먼지 구름은 하늘을 뒤덮었고, 부유한 입자들로 인해 이 하늘은 곧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는 수 년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에, 후일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를 두고 "적색(Red)" 또는 "적색의 시대(The time of Red)"라고 부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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