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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34화 주점Ⅱ


도시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 우리는 해산하기 전에 주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어라, 선배잖아?」

가게에서 먼저 마시고 있던 가르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말을 걸어왔다. 노라도 카운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이쪽을 흘깃하고 볼 뿐이고,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

「무사히 학생이 되었다구」

라는 것은 누군가가 후견인이 되어줬다는 거겠지.

「그래서, 이 사람들이 선배의 동료......우왓!」

가르다는 내 동료들을 둘러보더니, 기를 보고 깜짝 놀란다.

「리자드맨...... 그렇다면 당신들이 그 시가플 파티?」

모험자 견습생인 가르다조차 기에 대한 걸 알고 있을 정도니까, 이젠 거의 모든 모험자들이 우리 사정을 알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건 즉, 아무 것도 모르는 시프 한 명을 속여서 얼렁뚱땅 우리 팀에 끌어들이는 것조차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시그가 뚱하게 자리에 앉으니 당연한 것처럼 가르다가 그 옆 자리에 앉았다.

「노라 씨는 어쩌시구요?」

「괜찮아. 저 놈이랑 밥먹어도 재미없고. 게다가 이쪽에는 귀여운 여자애도 있어서 화사하잖아?」

내 질문해 대답하는 가르다는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스테아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스테아는 무시하고 날라져온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어이, 동료끼리 하는 식사다. 미팅도 겸하고 있다. 부외자는 자리 좀 비켜주지?」

시그는 의연한 태도로 가르다에게 고했다. 가르다는 손을 팔랑팔랑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이쿠, 민폐 끼쳐버렸네. 알았다구. 난 저기 저 등신이랑 재미없게 마시고 있을테니. 그건 그렇고 시가플. 아까 가게 주인장이 댁을 찾고 있었다구?」

그렇게 말하며 가르다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시그가 웨이트리스에게 물어보니 주인장은 방금 외출했다고 하기에, 우리는 일단 식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기에 관한 일도 있고 해서 주인장의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았기에 아주 약간 정도 안심했다.

식사를 끝낸 후, 내일은 모험을 쉬기로 결정한 그때, 술집 주인이 허둥대며 돌아왔다.

「시그, 다행이다. 찾고 있었다구」

점주는 우리를 보자마자 가게 전체에 울려퍼질 만큼 큰 목소리로 말했다.

「바로 위로 올라와 줘. 파티 전원 모두다」

주인은 시그에게 강한 어조로 말하며 빠른 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갔다.



주점 2층은 사무실이었고, 한쪽 구석에는 응접용 공간이 설치되어 있었다. 낮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2인용 소파가 2개 놓여져 있었다. 한쪽에는 점주가 앉았고  반대쪽에는 시그가 앉았다. 그 옆에는 루가무가 앉았고, 나와 스테아 그리고 기는 일어선 채 이야기를 들었다.

「『은혜의 열매 교회』는 알고 있겠지?」

점주는 시그와 스테아를 순서대로 둘러본다. 알고 있다마다. 오늘 미궁에서 죽인 그 4인조가『은혜의 열매 교회』의 신도다. 스테아의 말을 빌리자면「악마숭배주의 사교 집단」의 일원이다.

「오늘, 미궁에서 마주쳤어」

시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런가, 벌써 조우했는가?」

점주는 턱에 손을 대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국의『은혜의 열매 교회』탄압책으로 숙청을 피한 일부 잔당이 미궁에 숨어들었다」

과연. 그렇다면 오늘 조우한 녀석들은 그 잔당이라는 거겠지.

「미궁에 들어왔다? 그냥 내버려두면 슬라임에게라도 먹혀서 끝장날껄?」

루가무 말 대로, 무수히 많은 미궁의 마물들은 숙련되지 않은 침입자들을 쌍수를 들고 환영해 주겠지. 그게 아니면 정규 모험자들에게 사냥당할 지도 몰랐다.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나라 전체에 퍼져 있던 신도들이 계속해서 미궁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놈들 중에는 미궁에서 경험을 쌓은 모험자 출신 신도도 있어. 경호원도 잔뜩 있고. 얕은 층에 둥지를 틀면 얼마 쯤은 버틸 수 있겠지」

확실히, 그렇다면 곧바로 전멸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잠시 동안이잖아요?」

나는 신경이 쓰여서 점주에게 질문했다.

아무리 밖에서 모여와 숫자가 불어난다고 해도, 그래도 그 수가 무한일 리는 없다. 게다가 미궁에 익숙하다고 한들 영원히 그곳에 체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궁 적응이 진행되어 마인이라도 되어버리지 않는 이상, 악의의 미궁에서 점점 쇠약해진 끝에 결국 마물들의 뱃속으로 들어가고 말겠지.

제아무리 노력해도 고작 수개월 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그리고 그 기간이 지나면 미궁도 원상복귀. 모험자들은 그 기간 동안, 괴상한 집단의 본거지에 접근하지 않으면 된다. 그것도 거슬린다면 강력한 모험자나 모험자 출신 병사들에게 토벌을 의뢰하는 방법도 있다.

「지하 4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점령당했다고 한다. 5층보다 더 밑에 있던 모험자들은 귀환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해. 목숨을 걸고 도망쳐 온 모험자들이 그렇게 증언했다. 그 직후엔 죽어버렸지만 말야. 게다가 재수없게도 이웃나라랑은 긴장상태인데다 각지의『은혜의 열매』지부를 탈출한 잔당 사냥 때문에 병사들에게도 여유가 없어. 상급 모험자들은 어느 파티든 간에 미궁에 들어간 상태라 언제 돌아올지 알수도 없고」

「과연. 그렇게 되면 지하 5층보다 더 밑에 있던 모험자들은, 많이 죽겠군」

시그도 상황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험에서 돌아오는 길은 보통 피곤에 절어 있을 때고 마법도 거의 바닥난 상태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 길이 막혀버린다면?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마물들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 주인장은 그 상황의 해결을 우리에게 의뢰하고 싶은 거겠지.

확실히. 그 상황은 도시나 모험자를 상대로 먹고 사는 상인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타격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상황에 말려들지 않고 지상에 나와 있다. 그렇다면 우리랑은 별 상관 없는 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었다. 우물은 목마른 자가 파면 된다.

「모처럼 기회를 주셨지만, 저희의 능력을 벗어난 일 아닐까요? 리자드맨인 브론도 동료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됐고, 시프도 없어요. 지하 2층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거절의 의사를 표시한 나를, 점주는 부모의 원수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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