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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78화 귀택


어찌어찌 저택까지 돌아가 잠들어 버리자, 는 일념으로 시그에게 부축받아 저택에 돌아오자 문 앞에는 메리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괜찮아?」

메리아가 달려왔다. 이건 실패다. 시그에게 부축받는 모습을 보여버렸으니 걱정을 끼치게 된 것이다. 아픈 몸을 채찍질하며 시그에게서 떨어졌다.

「여어 메리아, 다녀왔어. 난 괜찮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어보였지만, 메리아는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기세였다.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었다. 메리아는 내게 맡겨진 소중한 사람이니까, 울게하고 싶지 않았다. 문 그늘에 숨어있었던지 기가 우두커니 나타나 내 몸을 지탱해주었다.

「기, 너무 과하다구. 혼자서도 걸을 수 있어」

「거짓말 하지마」

내 말은 시그에 의해 즉시 부정당했다.

「쎈 척은 됐으니까 빨리 자버려. 그래서 완치되면 내일이라도 얼굴 내밀어 줘」

그런 말을 남기며 시그는 발걸음을 돌려 돌아갔다. 이렇게 되면 쎈 척하고 있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기에 그냥 기에게 부축받기로 했다. 전사답게 힘이 장사라 내 한몸 정도는 가볍게 지탱해주었지만 반대쪽 손은 메리아가 쥐고 있었기 때문에 걷기 어려웠다. 문지기 파수병들에게 인사를 하고 정원으로 들어가자, 정원수를 손질하고 있던 미가노 씨가 날 발견하고는 한걸음에 달려왔다.

「어이, 어떻게 된거냐? 상처라도 입은 거냐?」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걸어왔다. 평소에는 기와 함께 있기에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걱정스런 마음이 리자드맨에 대한 기피감을 때려눕힌 것이리라.

「괜찮아요. 조금 굴러서 허리를 다친 것뿐이에요. 하룻밤 자면 나을 거에요」

의복이 토혈로 더러워져 있었으니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미가노 씨는 내 의도를 파악해 준 건지, 깊게 추궁해오지는 않았다. 나는 정중하게 예를 표하고 재빨리 대화를 끝마쳤다.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눕고 싶었다. 서 있으면 여기저기가 아팠기에 오두막에 들어선 직후, 기에게 부탁해 의자에 앉았다. 훨씬 편해졌다.

「미안해. 기에게도 메리아에게도 걱정끼쳤네. 이젠 괜찮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메리아와 무표정의 기에게 말했다. 그녀들은 나를 배려한 것인지 내 취향의 과일이나 반찬 등을 잔뜩 사다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입안 뿐만 아니라 뱃속 깊은 곳까지 피비린내로 흥건했기 때문에 식욕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일단 벗ㅇㅓ」

기가 선반에서 내 옷을 꺼냈다. 피투성이 옷을 입은 채 누우면 당연히 이불이 더러워지고 만다. 그녀가 도와준 덕분에 어찌어찌 옷을 벗을 수 있었고, 물에 적신 천을 가져온 메리아가 내 몸을 닦았다. 들러붙은 토혈을 제거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닦아주었다. 얼마동안 간지러움을 참아내니 상당히 깨끗해졌다. 

두 사람의 여성에게 열과 성의를 다해 돌봄받는다는 점은, 노예로선 파격적인 대우였다. 한 명은 여동생이고 다른 한 명은 리자드맨이었지만 그걸로도 충분한 위안이 되었다.

기에게서 옷을 건내 받고 겨우겨우 갈아입은 후엔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식사든 뭐든 간에 전부다 내팽개치고 일단 자고 싶었다. 하지만 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기 전에 전부 다 이야기ㅎㅐ」

기는 털썩 의자에 걸터앉은 채 다리를 꼬았다. 메리아도 내 옆에서 앉아 있었다.

「전부라고 말해도, 별일은 아니야...」

말을 흐리면서 어떻게 설명해야할까를 고민한다. 정직하게 로옴 선생이나 암살자에 대한 것까지 털어놓으면 이 두 사람은『황야의 집 교회』를 미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스테아의 입장도 있고, 무엇보다 이 두 사람은 저런 성가신 집단과는 얽히지 않았으면 했다. 가령 그것이 증오의 대상이라 할지라도.

머릿 속에서 대충 말을 짜맞춘다. 갑자기 폭한에게 습격당했다거나. 하지만 그런 설명으론 스테아가 한 사과의 의미가 알 수 없게 되고, 장검까지 손에 들고 있었던 시그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거짓말 해도 다 알아 채니ㄲㅏ」

사고 회로를 차단하듯 기가 선언했다. 나는 무표정으로 아래 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떻게든 말을 짜맞추려 했던 나는, 결국 체념하고 대략적인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저딴 여자는 안 지켜도 돼!」

메리아는 분노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나에게 오게 된 경위를 생각하면 그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 건 좀 더 일찍 상담해ㄹㅏ」

기는 무표정으로 말하고 있지만 아마 화내고 있겠지. 접게 손가락의 긴 손톱을 기둥에 대고 으드득으드득 갉는 행동은 그녀 나름의 스트레스 발산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확실히 그 말대로다.

기와 메리아는 비교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 뒷전으로 미루고 있었지만, 그것도 희망적인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약한 부분부터 순서대로 손을 쓸 예정이었지만, 스테아에게 호위가 붙은 지금 가장 노려지기 쉬운 사람은 메리아일지도 몰랐다.

거들먹거리지 말고 처음부터 이 두 사람과 상담했어야 했다. 그녀들이 불신감을 품게 된 것은 내 태만의 결과였다. 정말 한심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치만 말야, 메리아. 나는 스테아를 지킬거야」

그것만큼은 말해두어야만 했다. 아무리 내가 나빴다고 해도 그 부분에 관해서는 메리아에게 동의할 수 없다. 스테아는 소중한 동료이다. 설령 메리아에겐 육친의 원수이자 나도 싫어하는『황야의 집 교회』의 일원이라고 하더라도. 메리아는 내 말에 입을 꼭 다물더니 결국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진짜 오빠에게 혼날지도 모르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

「여차하면, ㄱㅣ가 너랑 메리아를 데리고 도망칠 거ㄷㅏ」

생각했던 것보다도 나는 그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뻐졌다. 정말이지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 뚱딴지같은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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