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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76화 암살자Ⅱ


도시로 귀환하는 일에도 나름대로 기력이 소모된다. 나와 스테아, 시그는 셋이서 도시로 향했고, 기에게는 미안하지만 메리아와 베리코가 일행을 데리고 선행하도록 부탁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메리아만 데리고 도망치면 되니까」

내가 귓전에서 속삭이자 기는 메리아의 손을 잡고 걸어나갔다. 우리는 그 뒷모습이 보일락말락한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걸었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스테아는 면목없다는 듯이 말했다. 메리아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이건 이거대로 형편상 좋았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베리코가 일행들로부터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우리와 접촉하고 싶어하는 자들이 정말 있다면 지금이 바로 좋은 기회일 것이다. 거기에 셋이서 머리 맞대고 이런저런 상의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정말 괜찮아」

나는 스테아에게 말했다.

「그래서, 이제부터 어쩔 거야?」

시그가 옆에서 물어왔다. 평소에는 대기소 옆 창고에 두고오는 장검도 오늘은 휴대중이다.

「얽히지 않는 게 제일 좋으니까, 저치들 입에서 해임하겠다는 말을 끌어내고 싶어. 미궁내 이변을 빌미로 한동안 미궁행을 삼가하던가, 무기 변경을 강요하던가. 현실적으로는 둘 다가 좋겠지만, 그들을 잘 유도해서 가능하면 남들 앞에서 격분시켜서 너네들은 짤렸다고 외치게 만드는 게 이상적이려나?」

「흐응, 그런 건가?」

말하면서도 시그는 멈춰서서 한손을 올렸다. 우리도 긴장해서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누군가가 큰 길가의 나무 그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시그는 검을 뽑고 빈틈없이 겨누었다. 

나무 그늘에서 나타난 것은 검정 일색의 복장을 한 암살자였다. 머리부터 몸, 손발 끝까지 새까만 옷차림을 갖추고 있었고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낸 것은 왼쪽 눈뿐이었다. 체격은 나나 스테아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범상찮은 분위기를 감돌게 하고 있었고 한 손에는 단도를 쥐고 있었다.

「시가플 파티 분들이시죠?」

대체 어떻게 발성했기에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들려온 목소리는 명료했지만, 그 주인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노인인지 아이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만, 무슨 용무냐?」

시그가 장검을 들어 올린다. 가까이 다가오면 베어버리겠다는 의사표시였다.

「그럼, 그쪽 여성분이 선교사 견습생인 스테아라는 건 틀림없는 거죠?」

「그, 그렇습니다만」

스테아는 두려워하며 대답했다.

「흠, 그럼 그쪽의 자그마한 남성분이 노예인 '아'겠네요?」

나는 어렴풋이 상황을 파악하고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황야의 집 교회』본부 소속 시자(侍者)입니다. 로옴 스승님의 요청으로 급히 달려왔습니다」

그야말로, 내가 로옴 선생을 방문해 준비해달라고 한 스테아의 호위였다. 정쟁이나 세력 다툼에 여념이 없는 집단이니만큼, 이러한 요인들도 키우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현 시간부로 당분간, 스테아 여사를 감시하겠습니다」

로옴 선생으로서도『황야의 집 교회』로서도 사교도 토벌에 공을 세운 스테아는 앞으로 광고탑으로서 이용가치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 요청은 비교적 손쉽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단, 로옴 선생은 여기에 조건을 하나 덧붙였다.

「그쪽 노예는 위대하신 주님과 로옴 스승님을 모욕했기 때문에, 벌을 받아 속죄하고 싶다고 들었습니다만?」

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로옴 선생으로부터의 받게 된 사소한 보복이었다.

「일단 아마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잠시 그냥 보고 있어줘」

시그와 스테아에게 말한 순간, 암살자의 손이 늘어나 내 머리카락을 잡았다. 단도를 쥔 팔의 팔꿈치가 가까이 와, 내 뺨에 꽂혔다. 충격으로 눈앞이 새하예졌고 뒤늦게 격통이 달려왔다. 연이어서 콧등에 한번 더 팔꿈치 찍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대량의 코피가 흘러나왔다. 일부는 목구멍으로 흘러들어 숨을 막았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입안에는 딱딱한 무언가가 억지로 들이밀어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단도의 자루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내 턱에 충격이 덮쳐왔다. 입안에서 작은 돌멩이들이 흩어지는 느낌이 든 이유는 부러진 이빨 때문이겠지. 이미 호흡도 사고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쇄골이 부러졌고 팔꿈치가 꺽였으며 무릎이 부서졌다. 격통으로 포화되어 사고조차 빼앗겼다. 복부에 때려박힌 충격은 늑골을 깨부수기 위한 무릎차기였을까? 이에 연이어 입 밖으로 멈추지 않고 피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은 폐가 찢어졌기 때문이었다. 지면에 무너진 나는 뒹구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급속도로 죽음이 찾아왔다.

『상처여, 나아라!』

고막이 찢기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스테아의 목소리에 응해, 내 몸은 복원되기 시작했다. 회복마법은 생사에 직결되는 심각한 부상부터 치료하기 때문에 일단은 내장이 치유되고 있었다. 하지만 부러진 이빨도, 코도 광대뼈도 손발이나 늑골도 부러진 채 그대로였다.

『상처여, 나아라!』

두번째 회복마법으로 간신히 호흡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격통은 불꽃처럼 나를 계속 옭아맸다.

「어쩌죠?! 회복 마법이 바닥나 버렸어요!?!」

스테아가 울것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괜찮아, 괜찮다. 기를 불러와줘.

목소리를 내려했지만, 나오지 않는다. 아주 약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뇌에는 무수히 많은 바늘이 꽂히는 것처럼 아프다. 대량의 혈액이 목을 자극하여 바닥 일면이 토혈로 어지럽혀졌다. 하지만, 지금 당장 죽는 것만큼은 모면한 듯했다.

「죽지 않을 정도, 라고 로옴 스승님께서 간원(懇願)하셨기에 이 정도로」

태연하게 늘어놓는 암살자의 말이 귓볼을 강타한다. 광신자 놈들. 나는 복수를 결심했다. 그렇지만, 일단 스테아의 안전이 확보되었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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