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반응형

「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9화 괴물


「이제 좋다. 그럼, 시작할까?」

「그 각오, 훌륭하오. 화려하게 흩날려 주시길」

「죽을 생각은 없소」

브란트는 한 순간, 전방으로 뛰어들어 페인트를 섞은 뒤, 후방으로 날았다. 한번에 주문 셋을 발동시킨다.

『경화(硬化)』
『가속(加速)』
『장벽(障壁)』

몸 안을 순환하는 혈액이 가속되어 간다. 거리를 좁히고, 검을 휘두른다. 심장, 인척을 하고 넓적다리. 세검은 노린 대로 다리를 찔렀고 내부의 동맥을 절단할 터였다. 그러나, 검끝은 1센티 정도 피부를 파고 들어간 상태에서 멈췄다. 뭐냐 이놈은?

즉시 뽑아낸 후, 다음은 옆구리를 찌른다. 비교적 부드러워야할 옆구리였지만, 검끝은 튕겨나와 흘러버렸다. 마치 철판에 가로막혀 관통에 실패한 듯한 감각만이 손에 남았다. 순간, 브란트는 동양방주의 앞가슴에 양손을 대고 강하게 쳤다. 동양방주는 끄떡도 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완력에 밀린 브란트의 몸이 되려 크게 뒤로 밀려났다.

「음, 꽤 하시는군. 지상에 있던 병사들보다 훨씬 낫구려」

동양방주는 얼굴 표정을 무너뜨렸다.

「그러신가? 납득하셨다면 이 쯤에서 봐주시면 좋을 듯한데」

밀려오는 격통에, 브란트에겐 흘러내리는 진땀을 닦을 여유도 없었다. 불과 한 순간의 공방(攻防), 브란트는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허벅지에 얕게 긁힌 상처를 하나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반면 브란트의 오른발은, 한순간에 밟혀 부스러져, 발목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그 기능을 소실했다.

동양방주의 모습을 보면 그에겐 이 정도야 짖궃은 장난에 불과하겠지. 한쪽 발밖에 안 남은 탓에 밸런스를 잡는 것도 꼴사납다. 하지만 처음 그 시선을 느낀 시점에서 이미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 일이었다. 이 괴물은 자신보다 더 힘이 세고, 재빠르며, 기술 수준도 높다.

「봐준다고나 할까, 편하게 해준다는 의미라면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다오」

그렇게 말하며 동양방주는 주먹을 쥔다. 울퉁불퉁하고 거대한 주먹이 만들어지고, 바람 구멍을 큼지막하게 뚫어주기 위해 브란트를 흘겨보고 있다.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서로 알고 있으면서도 쓸데 없는 말을 늘어놓는다. 마지막 일격에 맞춰서, 최후의 발악을 시도해야만 했다. 왼쪽 발에 혼신의 힘을 밀어넣고, 몸을 앞으로 튕겨낸다.

『대치료(大癒流)』

회복마법으로 즉시 복원된 오른발 덕분에, 덮쳐오는 주먹을 간발의 차로 피해냈다. 보법을 구사해서 무방비한 측면으로 돌아서 들어간다. 마지막 기회다. 인간인 이상 단련할 수가 없는 약점. 귓구멍을 향해 혼신을 다한 찌르기를 작렬시켰다. 다만 그 직전, 동양방주의 고개가 흔들렸고, 검끝은 뺨으로 찔려들어갔다.

씨발. 다음이다.

욕설을 퍼부으며 검을 빼어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검신은 왼쪽 뺨으로 들어가 오른쪽 뺨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동양방주는 입 안에서 검을 물고 있었다. 검을 포기하고 브란트는 다시 한번 거리를 벌렸다. 예비 무기, 라고는 해도 다용도로 쓰이는 작은 나이프를 꺼낸다. 동양방주는 볼을 관통한 세검을 신중하게 빼냈다.

「오오, 아팟팟!」

피가 늘어뜨려지는 뺨을 매만지면서 동양방주는 브란트의 오른발을 가리켰다.

「자네, 아까 뭔가를 쓰셨군. 분명히 뭉개버린 다리가, 원래대로 돌아와 있소」

「회복마법이오」

브란트는 솔직하게 가르쳐준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서 작전을 짜고 싶었다.

「이 몸도 쓸 수 있으리까?」

바보놈. 브란트는 얼굴을 찡그렸다. 마법 같은 건 확실히 연습만 하면 누구라도 쓸수 있게 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기초가 필요하다.

「고릴라에게는 무리요」
「고릴라? 흠, 잘 모르겠지만, 해보도록 함세」

동양방주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뺨을 짝, 짝 하고 두들기면서「나아라」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뺨의 상처가 순식간에 메워지더니 눈깜짝할 새에 상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과연. 이거야 좋은 걸 배웠구려」

브란트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이 회복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대체 얼마만큼의 시간이 들였을까?

「그럼, 이제 슬슬 결착을 짓고 망령들에게 인사라도 하러 가야겠소」

결착 따위, 이미 옛날에 지어져 있었다.

브란트는 처음부터 상대와의 실력차를 깨닫고 있었다. 다만, 제자들이 도망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곳에 남아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도 이미 성공한 상태다. 따라서, 더이상 저항도 하지 않고, 동양방주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거대한 주먹이 신속하게 날아들었고 브란트는 죽었다.



브란트가 쓰러지는 것을 지켜본 동양방주는, 그대로 기분좋게 이샤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괴물들을 유린하여 기분을 전환하고는 아래 층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반응형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