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28화 불꽃
「저는 마법사인데요, 직종으로서는 역시 전위의 전사가 파티의 꽃이죠.」
나는 모험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용적으로는 기초적인 수준으로, 이에 더해 얕은 층에 살고 있는 마물이나 마법, 함정과 보물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가르다는 특히 보물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보였다.
「그럼 난 시프려나? 예전에 도적단에 있었던 적도 있고, 손재주도 좋은 편이고 금고털이도 가능하고. 게다가 무슨 병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생물들이랑 치고받는다니, 미친짓이잖아?」
확실히. 가르다는 전위에 걸맞는 체격이 아니었다. 다소 완력이 있다, 정도 갖곤 체격의 차이를 메울 수 없다. 그렇다곤 해도 신앙심이 깊어보이지도 않았다. 마법사 정도는 될 수 있겠지만, 다른 기술이 있다면 그쪽을 살리는 편이 경험도 살릴 수 있어 더 좋다.
「그럼, 노라는 전사네. 저 녀석, 과묵하고 음침한 놈이지만 또라이처럼 강하다구」
자기 일인양 자랑스레 말하며 노라를 보지만, 정작 노라 본인은 아무 반응없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과연. 확실히 이쪽은 전사로서의 적성이 있다. 익숙해지면 전위로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겠지.
나는 가르다가 묻고 싶은 것이 바닥난 후에야 겨우 해방될 수 있었다.
「고마워. 정규 모험자가 되면 또 이것저것 가르쳐줘, 선배」
그렇게 말하며 가르다는 내 어깨를 퍽퍽 치더니 일어서서 큰길 쪽으로 떠나갔다. 노라도 그 뒤를 따라 간다. 두 사람은 이내 번잡한 거리에 섞여, 보이지 않게 되었다.
*
해는 훌쩍 저물어버려서 벌써 저녁 무렵이 되어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는 약간 이른 편이었지만 다른 멤버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별로 좋지 못했기에, 나는 그대로 주점으로 향했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라 주점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루가무와 스테아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6인용 테이블의 정중앙에는 루가무가, 그 반대편 끝자리에 스테아가 앉아 있었다. 스테아는 나를 보더니 왓, 하고 미소를 지으며 옆에 앉아줬으면 하는 표정을 띄우고 있었지만, 동시에 루가무가 나를 보고 있었다. 어찌하면 좋을까 망설이면서, 나는 루가무의 옆이자 스테아의 정면이라는 애매모호한 자리에 앉았다.
「여......여어. 어제는 고생이 많았어. 둘 다 잘 잤어?」
쭈뼛쭈뼛하며 말을 꺼내니 스테아가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당신 덕분에 다치지도 않았고, 지금껏 느껴본 적도 없었던 따스함을 느끼며 잠들었어요」
「네 네, 따스함이네. 잘됐잖아? 상상은 자유라고」
루가무는 가시돋친 말로 대답했다. 스테아의 표정이 끽, 하며 매서워진다.
「루가무 씨, 제 마음의 문제에요. 더럽게 비꼬시는 건 불쾌합니다」
아무래도 약간 시간이 지나서인지 루가무에 대한 공포심을 극복한 모양으로, 스테아는 주눅들지 않고 루가무와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목숨을 맡겨야할 동료에게 공포를 느끼는 것은 역시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니만큼, 그것을 극복하고 대등한 입장으로 돌아오게 된 점은 기쁘다. 고 생각하지만 최소 오늘밤까지는 그 공포를 계속 품고 있어줬으면 했다.
그랬다면 루가무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마지못해 스테아가 납득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단 납득했다는 점에서, 스테아가 나를 포기해줄 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정신적으로 길항해버리면, 그 중심에 서야할 인물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나였다.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내가 거절의 의사를 표명해야만 하기에 스테아가 상처받고 만다. 나는 그게 싫었다. 보잘 것 없는 남자에게 차였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남자도 자기에게 마음은 있었지만 괴력녀가 강제로 빼앗아갔다, 라고 납득하는 편이 스테아의 멘탈적으로 더 나았다.
「자자, 둘다 조금 기다려 봐. 아직 파라고도 시그도 안왔으니까 일단 진정해」
만약 두 사람이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기라도 하면, 쪽팔리는 일이지만 나로서는 두 사람을 억누를 수가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와중에 겨우 시그가 나타났다.
「아, 여기야 시그. 그럼 이제 파라고만 남았네.」
나는 과장되게 팔을 흔들면서 시그를 마중했다.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시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응? 무슨 일 있어?」
스테아와 눈싸움을 벌이고 있던 루가무가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시그를 봤다.
「파라고는 안 와. 잠시 이 마을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
「에?」
나와 루가무와 스테아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모험자 일을 관둔다, 라는 의미인가요?」
「아니, 어디까지나 당분간이라는데...... 돈 모으는 건 포기했다는 듯해」
헤이모스의 부활자금인 금화 1000닢은 역시 거금이다. 준비하는 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헤이모스의 목을 가지고 일단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해. 파라고 자신은 당분간 고향에서 좀 지낼거라고 하더라. 아마 한 달정도는 안 올 거야」
안그래도 전위인 헤이모스가 없어진 판국에, 시프의 이탈이라는 타격마저 입고 말았다. 또 멤버를 찾아야한다. 그것도 도적은 단기에 임시로. 파티라는 것은 전투면에 있어서도 그리고 그 외의 행동에 있어서도, 시종일관 연계를 필요로 한다. 전위의 전사라면 몰라도, 스스로 단기에 임시의 보충인원을 자청할만한 모험자 따위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성가신 상황에, 내 얼굴은 떨떠름해졌다. 루가무와 스테아도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문제에 직면한 탓인지, 내전은 일단 휴전한 듯하다. 그 사실만큼은 헤이모스에게 감사했다. 죽은 사람에겐 무례한 태도겠지만.
'번역 #미궁 개좆같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 번역]「미궁 개좆같다」제 30화 나이트 아놀 (13) | 2022.10.17 |
---|---|
[소설 번역]「미궁 개좆같다」제 29화 만취 (0) | 2022.10.17 |
[소설 번역]「미궁 개좆같다」제 27화 친절한 가게 (0) | 2022.10.17 |
[소설 번역]「미궁 개좆같다」제 26화 동양방주Ⅱ (0) | 2022.10.17 |
[소설 번역]「미궁 개좆같다」제 25화 잠꾸러기 (0) | 2022.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