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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82화 인재난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산더미같은 금괴를 약속받는다고 해도 살아있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기왕 이렇게 된거 마물들의 이상행동이 진정될 때까지 미궁행 자체를 삼가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최전선에 밀어넣어지게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뭐,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점주는 하품을 억눌렀고 눈꺼풀에는 눈물이 차 있었다.

「그렇지만 말야, 이야기를 잘 들어봐. 이번 의뢰는 비교적 안전하다. 네 입장에서도 조건은 상당히 좋다구? 뭣보다 의뢰를 청부받은 남자가 선생기사 브란트니까 말야」

꽤나 유명한 이름이 튀어 나왔다.

모험자 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자라면 아마 모를 수가 없는 남자. 완벽한 초심자를 단기간 내에 달인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육성하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선생기사, 그들 중에서도 가장 육성 성공률이 높은 남자의 이름이 그것이었다. 나도 눈으로 본 적은 몇번 정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일방적으로 알고 있는 관계로, 그와 대화를 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봐, 어떠냐? 브란트에게 지도를 부탁하려면 금화 100닢 따위론 어림도 없어. 파티에 동행한다는 건 그걸 무료로 받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건 대박이라구?」

주인장은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확실히. 무수히 많은 신인들을 육성해온 브란트를 따라가는 거라면, 하층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안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까지 듣고도 기꺼이 승락하지 않는 것은 나의 비겁한 성격 때문이다. 브란트와의 동행은, 초급 모험자라면 돈을 내면서까지도 하고 싶은 경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걸 왜 굳이 나한테 부탁하는 거지?

「사실을 말하자면, 최근에는 마법사가 부족한 상태다. 까놓고 말해, 툭하면 제일 먼저 죽어버리니까. 신인은 죽고, 중견도 죽고, 상급자는 관둔다. 게다가 지망하는 인간들도 적지. 모험자가 되고 싶어하는 녀석들은 태반이 최전선에서 검을 휘두르고 싶어하니까. 그렇게 따지면 넌 진흙 속의 진주야. 쌩초짜는 아니라서 데리고 다니는데 드는 수고는 적고, 마법도 어느 정도는 쓸 수 있다. 거기다, 상급 모험자에 비하면 고용비용도 압도적으로 싸지」

과연. 마법사로서의 격이 낮다는 부분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말았던 것이다. 점주는 목소리 톤을 살짝 떨어뜨리면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실은 말야, 나는 너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구? 눈썰미가 좋은데다 말재주도 있고. 우리 종업원으로 삼고 싶을 정도다. 요컨대, 너한텐 전력으로서는 기대안하지만, 조사원으로서는 기대하고 있다. 그 똑똑한 머리를 잘 굴려서 브란트의 보조를 해줬으면 한다」

칭찬받고 있는 건지 폄하당하고 있는 건지 판단하기 미묘하다.

의뢰 그 자체는 모험자 조합에서 낸 것이라고 쳐도, 미궁이 혼란스러우면 곤란한 것은 이 남자도 마찬가지다. 해결을 위해선 최선책을 취하고 싶은 것이 당연할 테니, 어쩌면 정말로 나를 높이 평가해주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그건 그거대로 고맙지만 그렇다고 역량에도 안맞는 임무에 투입당하는 건 민폐다.

「저로서는, 지금 현재 그 북방전사 육성 의뢰를 맡고 있는 중입니다. 그걸 방치하고 다른 의뢰를 맡기에는......」

주인장은 옆에 있는 물주전자로 컵에 물을 따른 후 입을 적셨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약간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건 아까 내가 말한 정보와도 관련있다. 장담하지만, 조사대에 들어오는 건 네 입장에서도 절대 나쁘지 않을 거다」

점주는 믿음직스럽게 웃었다. 이 남자는 수전노이기도 한 만큼,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올 존재에게는 나름대로 후하게 대접하는 부류일지도 몰랐다.

「제 동료들이나 지인들이 위해를 입지 않게 지켜줄 수 있습니까?」

「조사대 임무가 종료될 때까지라면 약속해주지」

이번에는 내가 생각에 잠길 차례였다.

구두 약속에 어느 정도의 효력이 있을까, 라고도 생각했지만 그것을 어기면 보복을 받게 된다는 것을 남자는 알고 있을 터였다. 내가 가늘고 허약해 보인다고 적당히 둘러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두손두발로 뛰며 똥꼬쑈하는 것과 유력자로부터 비호받는 것. 어느 쪽이 동료들 입장에서 안전할 지를 생각해보면, 천칭 위에 올려 비교할 필요조차 없었다.

「알겠습니다. 조사대에 들어가겠습니다」

점주는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점주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북방전사 파견 소동의 진짜 내막은 재원확보를 목표로 한 영주부의 책동이었다고 한다. 처기의 아버지는 이미 암살당한 상태였고 재산을 이어받을 처기는 먼 지방에서 전사. 이에 따라 북방 최대의 상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막대한 개인재산은 상속인 부재로 인해 영주령이 접수할 예정이었다.

그것을 눈치채고 처기가 고향으로 돌아오면 엄청난 소란이 일기 때문에, 그 전에 처기를 없애려고 전사단이나 관리, 영주부를 통해 흘러들어온 상인들이 공작을 위해 도시내에 침투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걸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이들은 실종당해버렸다. 이로 인해 지금 당장 충돌이 발생하는 것만은 피했지만, 북방영주가 앞으로 어떤 수단을 써올지는 여전히 불명인 상태였다. 

북방영주와의 암투 제 1막은 불행 중 다행히도 우리가 승리한 꼴이 된 것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음모를 좌절시킨 장본인이 나라는 걸 저쪽에선 파악하지 못했을 테니까, 그 점도 꽤 행운이었다.

「일단, 두 분은 죽어 주셔야겠습니다」

나는 베리코가와 처기를 향해 말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주인장이 죽치고 있던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은 떡 하고 입을 벌렸다. 내 옆에 앉은 시그에게 구토가 나올 만큼 호되게 기합을 받은 두 사람은, 상황 설명을 들으면서 점점 진지한 얼굴이 되었고 이제는 경악의 표정을 띄우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에? ......그럼, 토웨는 어떻게 되는 거냐?」

베리코가가 아연해하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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