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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SF란, SF의 서브장르 중 하나로서 주류・본격 SF작품이면서도, 스토리나 플롯의 골격으로서 과학에 근거한 아이디어를 갖춘 작품을 말합니다. 이 용어 자체는 1957년 존 W 캠벨(John W. Campbell)의 SF소설인 Islands of Space를 아날로그 사이언스 픽션 앤드 팩트(Analog Science Fiction and Fact)라는 미국 SF잡지에 게재될 때, 이를 리뷰하던 피터 셔일러 밀러(P. Schuyler Miller)가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과학적 엄밀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Hardcore SF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드SF의 정의
기본적으로 하드SF 작품들은 과학기술이나 자연 현상들을 주로 소재로 다룹니다. 그러나 단순히 소재로 취급하는 것을 넘어서, 이미 알려져 있는 천문학・물리학・화학・공학 등의 과학지식에 기반하여, 이론상 가능한 아이디어가 소설의 뼈대가 되어 있는 작품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은 어디까지나 자연과학이기 때문에,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심리학을 과학으로 간주하는 SF에 대해서는 영미권에서는 별도로 소프트SF(Soft science)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죠. 이것은 하드SF의 대립어로서, 1970년대 후반에 생겨난 용어입니다.
하드 SF의 특징 중 하나는, 만약 하드SF였던 작품의 집필 또는 발표 후에, 추가적인 과학적 발견을 통해 그 아이디어가 이론상 불가능하다고 판명될 지라도, 그 작품이 하드SF라는 사실이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아서 C 클라크가 1961년에 발표한 A Fall of Moondust는 기본적으로 달의 사막 내부에 공동이 있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하드SF였습니다. 그런데 아폴로 계획에 의한 조사 결과, 달 내부에 공동이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렇지만 A Fall of Moondust는 여전히 하드SF로 분류되고 있지요.
스페이스 오페라와의 차이
하드SF는 스페이스 오페라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면 초광속 이동수단에 대한 설정을 보면 양자의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현실의 물리학에서는 상대성이론에 의해서 물체는 빛의 속도 이상으로는 가속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제약 때문에 만약 하드SF작품에서 우주를 무대로 하는 경우, 그 무대는 기껏해야 태양계 내이거나 근교의 항성계 정도가 배경이 됩니다. 유사과학 또는 최첨단 물리학 가설을 응용・확장하여, 초광속항법의 이론을 구축하기도 하지만, 초광속 이동수단은 등장하지 않고 아광속 이하의 속도로 이동하는 수단만이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들은 그러한 광속의 장벽에 신경을 쓰지 않고, 우주를 종횡무진 활보하기 위해 초광속 항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합니다. 과학적 정합성 같은 건 스페이스 오페라에게 있어 장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죠. 반대로, 스페이스 오페라 중에서도 과학적인 설정에 신경을 쓴 작품은 모던 스페이스 오페라(Modern Space Opera)라고 따로 부르고 있습니다.
과학적 엄밀성
하드SF의 특징으로서는 작품의 스토리의 근간을 이루는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합성을 갖춘 해결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세계를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이며, 존 W 캠벨이 제안하던 SF황금기의 초기의 형태를 순수하게 관철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과학적인 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당연히 하드SF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 역시 생겨납니다.인간에 대한 묘사가 얄팍하다거나, 과학 지식의 이해에 편중되어 있어 소설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등의 비판이 있습니다.
원래 인간에 대한 묘사보다는 과학에 대한 묘사에 치중하는 장르가 바로 하드SF이기에, 이러한 비판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어느 정도까지 "과학적"이라고 간주할지가 조금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과학적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방식은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드SF라고 불리우는 작품들은 대개 유사과학도 들이밀고 있는데, 이를 과학적이라고 간주하기에는 문제가 있죠.
하드SF는 작품의 설정이 워낙 과학적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까닭에, 작품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기술적 성과물이나 사건에 대해 과학적인 원리의 설명이 필요해집니다. 이는 SF적인 설정을 단순히 소도구로 소모하는 다른 SF장르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죠. 즉 SF적인 어떤 것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그에 관련된 정확한 과학 기술의 논리 설명을 첨부되다면, 그것은 엄연한 하드 SF라고 평가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듯 과학적 엄밀성을 중요시 여기는 장르 특성 탓에, 하드SF를 주로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그들이 직업적 지식이나 경험을 작품에 활용하는 현역 기술자나 과학자들이 많죠. 그러니 하드SF 작가라면 적어도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만큼은 제대로 쌓아올린 후 집필에 창작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거나 어려울지언정 과학적 정확성 만큼은 뛰어난 작품이 많습니다. 반대로 하드SF팬들 중에서는 작품내의 과학적으로 부정확한 점을 찾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는 사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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