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의 기원은?

스페이스 오페라는 SF의 서브장르 중 하나로, 주로 우주공간에서 벌어지는 기사도적인 모험담을 담은 우주활극을 의미합니다. 조금 정도는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정의는, 용감한 히어로가 우주선을 타고 광선총을 쏘면서 이성인이나 우주 해적 등을 퇴치하고, 붙잡힌 히로인을 구출하는 등, 단순히 우주공간이라는 SF적인 설정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용도로만 활용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이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SF의 서브장르를 의미하나, 가끔은 질이 낮은 SF 작품을 지칭하는 멸칭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 중 일부는 미래의 병기를 사용한 우주전투를 대담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밀리터리SF와도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미래의 군대나 병기기술을 그려내면서, 그러한 미래 전쟁이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고찰한 작품도 있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Military Space Opera)라고 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밀리터리 장르도, 진정한 SF 장르도 아니라, 결국 판타지에 SF적인 기믹을 가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의 기원

스페이스 오페라 라는 용어 자체는 1941년, 당시 팬픽 소설가였던 윌슨 터커(Wilson Tucker)가 만든 것으로, 동인지 기사를 멸칭하는데 쓰인 것이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였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연속 라디오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는데, 비누 제조업자가 스폰서인 경우가 많았기에 소프 오페라(Soap Opera)라고도 불렸습니다. 터커는 SF계에 첫번째 스페이스 오페라를, 소프 오페라로 정의했던 것입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서부극을 의미하던 용어로서 호스 오페라(Horse Opera)라는 말이 쓰인 적이 있었는데, 무대가 서부 황무지에서 우주공간이나 외계 행성 등으로 옮겨지고, 권총・말・산적 등이 광선총・우주선・우주해적으로 치환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라고 멸칭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질이 나쁜 SF를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부르는 풍조는 1970년대까지 이어졌습니다. 

1980년대 초에 들어서야, 스페이스 오페라는 "우주를 무대로한 모험활극"이라고 재정의되었습니다. 현시점에서도 가장 유명한 대중문화작품 중 하나이자, 이 당시에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스타워즈(Star Wars)가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불렸습니다. 이와 함께 멸칭으로 사용되었던 스페이스 오페라가, SF의 하위장르로서 인식되기 시작했고 극적이고 장대한 SF모험활극으로서 스페이스 오페라는 재정의되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 스타워즈가 워낙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했기 때문에, 한때 스페이스 오페라가 SF영화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골수 SF팬들에게는 비과학적인 판타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받았습니다. 

 

 하드 SF와의 차이

과학에 대한 태도를 놓고 보면, 스페이스 오페라야말로 하드SF와는 대척점에 서있는 존재입니다. 현대 물리학을 지탱하고 있는 상대성이론을 개무시하고 광속을 손쉽게 넘나드는 것은 예사이며, 그 외의 물리법칙이나 과학 상식마저도 스토리를 위해서 말도 안되는 유사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이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채 무시하는 경우도 무지기수인 터라, 과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 보면 헛웃음이 나올만한 상황이 매우 빈번하게 연출됩니다. 따라서 과학적 정합성에 목숨을 거는 하드SF와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