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디스토피아(Dystopia)란?
디스토피아(Dystopia)는 Cacotopia와 동의어이며, 기본적으로 유토피아(Utopia)의 대척점에 위치한 사회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SF 등에서 그려지는 디스토피아는 매우 부정적인 미래로 그려지며,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대부분 정치 · 사회적인 다양한 과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품에 따라 묘사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겉보기에만 평등하고 질서정연하며 빈곤이나 분쟁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존엄이나 인간성은 거세된, 비인간화・비민주주의화된 사회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재에는 비교적 잘 알려진 개념이지만, 유토피아의 반대개념으로서 디스토피아는 1868년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의회 연설 때 처음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유토피아(Utopia)는 고대 그리스어로 없다는 의미인 "οὐ"와 장소를 의미하는 "τόπος"를 합쳐 토마스 모어(Thomas More)가 만들어낸 조어였는데, 없다는 의미인 "οὐ"를 나쁘다는 의미인 "dys"로 치환하여, 나쁜 장소 즉 암울한 미래를 연상시키는 단어인 디스토피아(Dystopia)를 만들어냈고, 존 스튜어트 밀은 이 단어를 영국 정부의 아일랜드 토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디스토피아의 시작
디스토피아를 문학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SF소설가이자 문명 비평가였던 H. G. 웰스(H. G. Wells)가 1895년에 발표한 타임 머신(The Time Machine)이나 1905년의 근대 유토피아(A Modern Utopia)를 주로 거론됩니다. 사실 80일간의 세계일주로 너무나도 유명한 프랑스 작가 쥘 베른(Jules Verne)이 쓴 20세기 파리(Paris in the Twentieth Century)가 연대상으로는 1865년이기에 H. G. 웰스보다 먼저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유럽의 사회풍조상, 과학기술을 찬미하는 풍조가 너무나 강했던 탓에 쥘 베른의 20세기 파리는 그의 생전에는 간행되지 못했습니다.
양차 세계대전의 전간기나 소련이 탄생하거나 파시즘이 대두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전체주의의 기운이 확산된 시기에 이르러서야 디스토피아 문학이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은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현실 사회의 폭주는 이성이나 과학으로는 결코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했기에, 인간의 이성이 가진 한계에 대한 회의로 말미암아 더이상 과학을 찬미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들이 등장했고, 사이버펑크나 포스트 아포칼립스에도 크게 영향을 주면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장르가 되었습니다.
디스토피아(Dystopia)와 사이버펑크(Cyberpunk)의 차이?
종종 사이버펑크가 디스토피아의 하위장르인 것처럼 묘사되기는 합니다. 확실히 비인간화된 암울한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고, 무엇보다도 모든 사이버펑크는 항상 디스토피아적이지만, 모든 디스토피아가 사이버펑크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디스토피아와 사이버펑크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이버펑크에서는 주로 정부가 이미 붕괴한 상태에서 그 대신 하나의 거대기업 또는 소수의 거대기업들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와 이에 따른 빈부격차를 주로 묘사합니다.
반면, 디스토피아는 공산주의적인 요소가 훨씬 짙습니다. 예를 들면 디스토피아 작품의 대명사인 1984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공산주의 체제를 모토로 한 억압적인 정부가 시민들의 모든 행동을 규제하고 있죠. 겉보기에 양자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극단적인 공산주의(디스토피아) vs 극단적인 자본주의(사이버펑크)로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따라서 강력한 정부의 통제에 의해 성립되는 디스토피아는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평등하고 질서정연하며 평화로워 보이는 반면,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거대기업들에 의해 지배되는 사이버펑크는 외면적으로든 내면적으로든 불평등하고 부조리하며 혼란스럽고 불법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EXㅣGM상식ㅣDB'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펑크 문화(Punk subculture)와 히피 문화(Hippie subculture)의 차이는? (0) | 2020.10.02 |
---|---|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의 특징 (0) | 2020.10.02 |
기업국가(Corporate republic)란 무엇인가? (0) | 2020.10.02 |
사이언스 판타지(Science fantasy)와 SF는 어떤 차이? (0) | 2020.10.02 |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의 기원은? (0) | 202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