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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Kitsch)라는 말의 의미
"키치(Kitsch)"라는 말은 1860년대 독일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방언이었던 Kitchen(마구 칠하다, 긁어모으다)라는 동사가 형용사화한 것으로, 이후 브루주아 층에서의 대중문화의 성립에 발맞춰 "하찮고 저렴하며 저급한 것" 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간단하게 제작된 값싼 미술품이 거리에 넘쳐났는데, 이런 것들이나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소설을 중심으로한 문화현상을 평가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또 클래식 음악에서도,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Johann Strauß II)가 작곡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An der schönen blauen Donau)" 등 중산계급들이 좋아할만한 것을 "키치"라고 불렀습니다.
20세기가 되자 할리우드 영화나 통속 소설에서 "키치"라고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60년대 팝 아트에서 자주 사용되었는데, 이는 미국에서 급격한 가치관 변화가 일어나면서 지나칠 정도로 대중문화가 복잡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종래의 가치관라면 아름다움과 추함의 이분법만으로도 대중예술에 대해 어느 정도 재단이 가능했지만, 대중문화가 고도로 복잡화하다보니 이런 이분법이 거의 무의미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분법으로는 분석이 안되는 복잡화한 대중문화의 미학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말로 "키치"가 등장하며, 일종의 독자적인 가치기준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원래 "키치"는 독일어로 세속적인것, 가짜 물건, 통속적이며, 억지 감동이나 자아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팝 아트 시기부터는 종래의 가치관이 흔들려, 대중예술이나 문화가 재검토되면서 독특한 가치기준이라고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미술가 중에서도 의도적으로 대중문화의 통속적인 이미지를 예술 영역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복수 존재하며, 이들의 작품에서는 대량생산되고 대중문화적인 상품의 이미지가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팝 아트라고 불리우는 이들의 작품군은 반예술적인 의향과 함께 키치한 이미지가 모티브가 되어 있죠.
또 무대미술이나 실내장식 등과 같은 영역에서도 키치와 비슷한 캠프(camp)라는 미의식이 발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속적인 것처럼 보이는 고리타분함을 의식적으로 살리는 것에 의해 드라마틱한 연극공간에서, 생활공간을 재치있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축 영역에서도 로버트 벤투리(Robert Charles Venturi)나 찰스 무어(Charles Moore)와 같은 설계 태도에도 키치 또는 캠프적인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적인 관점이 아니라, 일상용어로서는 쓰임새는 조금 양상이 다릅니다. 이때 "키치"란, 예스러움을 동반하면서 남다르게 변한 것이며, 귀여움이라는 이미지를 야기하는 대상을 칭찬하는 말로서도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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