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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53화 배분

 

잡역부들이 불러온 사원의 클레릭들과 영주부의 출납담당자가 들어와 실내가 어수선하고 좁아졌지만, 우리들은 할일이 없었기에 회의실 구석에 모여 있었다. 보수는 결국 영주부가 지불하게 되었고 은행에서 언제든지 환금이 가능한 환어음을 남기고 유력자들은 떠났다.

이리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지독하게 기분 나빴던 사교도 토벌이 무사히 끝났다. 아무도 죽지 않았고 손에는 거금이 남았다. 만만세인가?

「그래서, 아이들은?」

시그가 말을 꺼냈다. 

모험자 조합의 호의로 이 회의실을 조금 더 사용해도 된다고 들었기에, 우리들은 아직 꼬리를 끌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들에 대한 것은「사교도의 의식에서 산제물로 희생될 뻔한 걸 구했다」라고 유력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들도 아마 믿어주지 않았겠지만, 더 이상 잘게 썰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지 깊이 파고들어오지는 않았다.

「갓난아기들과 유아들은 교회에서 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테아가 손을 들었다. 갓난아기들과 유아들을 합쳐 6명을 맡아준다고 했다. 그건 그거대로 불안이 남지만 일단 부탁하기로 했다.

「그럼, 남은 애들은 나겠지? 어디에 집이라도 빌려서 돌봐 줄게」

루가무가 말했다. 목돈도 들어왔으니, 싸구려 여관생활을 청산하고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되겠지. 덤으로 기도 보살펴줬으면 했지만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소년소녀들은 전부 7명이나 되는데, 루가무 혼자서 정말 괜찮을까?

「남은 건 보수의 배분인가?」

그렇게 말하는 시그 앞에는 금화 100닢으로 교환가능한 서류가 6장 있었다.

「귀찮으니까, 우리들 몫까지 환금해 줘. 4할은 수수료로서 너네가 가지고」

가르다가 말해왔다.

「그게 무슨 말이냐?」

루가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게도 무슨도 아니야, 루가무 누님. 애새끼들 키우는데는 돈이 들잖? 일종의 시주라고 생각하셔」

그 한 마디에 나는 놀랐다. 그렇게 되면 그가 받는 몫은 학비를 메꾸는 것만으로도 없어져 버린다. 크게 한몫 잡을 요량으로 우리를 구워삶은 것 아니었던가?

「빚을 갚을 정도로는 돈도 갖고 싶긴 한데, 그래도 우리의 원래 목표는 동양방주다. 이번 일로 이름도 날렸으니까, 다음에는 좀 더 강력한 파티에도 들어갈 수 있겠지. 그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어」

즉, 우리는 그들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용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만으론 그 괴물을 뒤쫓기엔 역부족이라고 판단내린 결과, 보다 유력한 파티로 환승한다. 그 판단은 전적으로 올바르다.

나는 전신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일을 위해, 우리들은 다 죽어가던 무수히 많은 사교도들의 숨통을 끊고 돌아다녔던 것일까. 지금까지 특별한 악감정도 없었던 가르다에 대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끓어 올랐다.

다행히도 가르다와 노라는 그 말을 마친 후 곧장 돌아가버렸기에, 나는 저들에게 달려들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달려들었다면 지금쯤 내 목은 바닥을 뒹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금화 540닢인가? 아이들을 맡아주는 스테아와 루가무가 150닢씩, 그 외는 80닢씩 배분하는건 어때?」

시그의 제안은 적정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서민 가정의 1년간 생활비가 금화 50닢이다. 하지만 루가무는 이제부터 집을 빌리고 살림살이도 구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에게도 빚이 있었다. 스테아조차, 갓난아기를 키우는 데는 이런저런 비용이 들겠지.

「저는 30닢으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스테아랑 루가무에게 주세요」

다행히 먹고 자는 것만큼은 곤란하지 않기에, 죽으면 어차피 갚을 필요도 없는 빚을 서둘러서 갚을 필요는 없겠지. 그렇다곤 해도 빚이 줄어드는 건 확실하니까 주인한테도 변명이 가능하다.

보수의 배분이 끝난 후 우리들은 해산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루가무가 집을 찾을 때까지는 모두『황야의 집 교회』에서 지내게 되었기에 그쪽을 따라갔지만, 내 옆에는 아직 2명이 남아 있었다. 원래부터 함께 살고 있는 기와 암살자에 의해 맡겨진 여동생이었다.

「『황야의 집 교회』에는 절대로 가지 않아!」

소녀의 눈은 증오와 적개심으로 불타고 있었다.

「아니, 그치만......뭐, 그렇겠지」

가르다가 말한 대로, 그녀는 앞으로 자신의 출신을 일절 입에 담아서는 안되었다. 그래도「네, 잊어버렸습니다!」라고 간단히 정리될만한 문제도 아닌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미궁에서 오빠랑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 두려울 건 아무것도 없겠지. 

그렇기에 나는『황야의 집 교회』에 가도록 설득해보려는 생각을 바로 그만두었다. 그녀의 오빠에게, 그녀를 부탁받은 것도 있으니까. 단념하고, 우리는 도시 광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이유로, 이 두사람도 헛간에서 얼마간 지낼 수 있게 해주신다면......」

라타톨 상회 2층, 회장실에서 나는 주인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주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동작을 멈추었다. 내가 둘러댄, 여동생을 데리고 왔다, 라는 변명에 대해서가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리자드맨에 대해서다. 기의 경우에는 지금까지처럼 몰래 숨기고 지내도 되겠지만, 소녀 쪽은 그것도 안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두 사람의 체류를 공인받아버리자고 생각했다.

「......그 쪽의, 고향에서 왔다는 여동생은 괜찮다. 하지만 리자드맨은 안된다」

잠시 침묵하고 있던 나에게 주인은 찡그린 얼굴로 말해왔다. 이것은, 그의 성격에 기인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마 공포에 의한 거부감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리자드맨 따위 마물의 일종으로 밖에는 보고 있지 않다. 기가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연 순간, 주인은 작은 비명을 지르며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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