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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 68화 음모론자


「특이한 사람들이었네요」

약간 걷자, 스테아가 죄송스러운 듯이 입을 열었다.

「진짜 그랬지」

내가 대답하자, 스테아는 미안하다고 사과해왔다. 그런 게 아니다. 나는 딱히 스테아에게 사죄를 요구한 게 아니었다.

「왜 저런 사람들이 파견되었을까, 가 신경 쓰였어」

내 의문에 스테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주 측에서 자기 부하에게 발군의 기량이라는 타이틀을 쥐여주고 싶어했다고 들었습니다만......」

「북방에 대해선 지식이 별로 없으니까 잘 모르겠는데, 저 세 사람이 평균보다 우수한 전사일까?」

그 말에 스테아는 웃었다.

「그래. 그럴 리가 없어. 저런게 보통이라면 영토를 유지하는 것조차 제대로 못할 거야」

「네에. 저도 철이 들 적에는 이미 수도원에 들어와 있어서 세간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타국과 국경을 접하고 대립중이니까 어느 정도의 전력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안되는 얼간이 세 명을 파견해왔다. 그것도 나름대로 돈을 대면서까지. 너무 급박한 나머지 다른 전사단원들을 보낼 만한 처지가 못되었다면 애초에 파견 자체를 안했겠지.

「아마,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

「'뭔가' 라니 뭐에요?」

추측한 걸 당당하게 피로하는 것도 좀 부끄럽지만, 몇가지 있을 법한 가정을 늘어놓아 보았다.

「먼저 저 세 사람의 문제를 이용해 도시에 창구같은 것을 둔다거나?」

「창구, 말이에요?」

도시에는 영주가 군림하고 있고 영주부가 행정기능을 도맡고 있기에, 그 지배지역 내에 다른 영주부가 출장소를 두려면 협의와 사무처리가 필요해진다. 그런데 만약 저 3인방이 뭔가 문제를 일으키면, 이들에 대한 구원을 구실삼아 강제로 개입해올 지도 모른다. 그 뒤, 사무소를 설치해서 기지화한 다음 차후의 공작을 전개하는 것도 가능해보였다.

「그 밖에도, 저들을 미끼로 써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틈을 노려 별동대를 보내 목적을 달성한다던가?」

국력과 경제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이니만큼 이런저런 권리를 양도받기 위해서는 유력자를 협박하거나 회유한다던가 하는 수단들도 있다. 하지만 그쪽은 역시 중요한 인물이니만큼 당연히 경호나 감시도 따라붙어 있었지만, 저 야단스러운 얼간이들이 터무니없는 사고를 치며 돌아다니다 보면 그에 대한 대책이나 감시를 위해 자원을 할당해야 하니 틈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래도 역시 제일 유력한 건, 저놈들을 그냥 추방하고 싶었던 것 뿐일껄?」

예를 들면, 그들 중 누군가가 막대한 재산을 지니고 있어서 멀리 내쫓아 보낸 사이에 그걸 빼앗는다거나?

「남은 건 좀 더 과격하게, 저들 중 누군가를 사망처리하고 싶었다던가?」

삼류 연극의 시나리오처럼 저들 중 누군가가 유력 가문의 계승권을 갖고 있어서, 후계 쟁탈전의 일환으로 쫓아낸 거라던가. 친척을 암살하는 건 평판상 그리 좋지 않지만 악의의 미궁에서 전사했다고 하면 훨씬 더 그럴싸하게 들릴 테니까. 이 경우,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객사하기만 하면 이야기는 얼마든지 짜맞출 수가 있었다.

「잘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시네요」

스테아가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 보다 몸이 약하니까. 머리 정도는 굴리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어」

말만 놓고 보면 번드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궁여지책으로 남들 눈치를 보거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행동하는 게 고작인 인간이다. 그래도 그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고향에서도 이곳에서도, 자신보다 먼저 죽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제와서 행동 방식을 바꾼다는 건 무서워서 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저 사람들이 무슨 일을 당하건 상관 안해. 근데 그 여파가 우리한테까지 미칠 지도 모르니 피하고 싶은 거야」

만약 그들에 대한 암살을 누군가가 꾸미고 있다고 하면, 우리들 지도원을 매수하는 것이 가장 확실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미궁 속에서 거사를 치른다면, 의심받을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스테아, 약속해 줬으면 하는데, 만약 누가 그런 걸 의뢰해오면 바로 대답하지 말고 나한테 알려줘」

타인의 음모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나라면 표적을 없애버린 후엔 관련된 자들도 없앤다. 정보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게 가장 확실하며, 보수를 지급할 약속도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단, 이런 종류의 지저분한 일은 저쪽에서 의뢰를 꺼내온 시점에서 내부 사정이 드러났다고 판단되므로, 거절하면 바로 공격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일단 고민해본다던가 하는 핑계를 대서 시간을 번 후, 반격 준비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어째서 이것을 스테아에게 말하고 있는가 하면, 그녀가 타겟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기 때문이었다.

지도원 세 사람 중에서 리자드맨인 기는 논외였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리자드맨을 기피한다. 남방에서 서식하는 리자드맨에게 북방의 인간이 접근해올 가능성은 확실히 낮다.

그렇게 되면 나나 스테아가 되겠지만,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도 전투력이 있는 마법사보다는 공격수단이 빈약한 클레릭이 훨씬 더 노리기 쉽다. 게다가 스테아의 고향은 놈들의 세력권 안에 놓여 있기에 가족들을 인질로 삼아 협박하기도 쉬웠다. 또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역겨운 수단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입 밖에는 꺼내지 않았지만, 실은 스테아가 인질로 잡히게 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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