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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100화 혼돈요정
「예를 들면 말야, 마력을 이해하기 위한 장기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거야」
1호는 가슴 앞에 양 손바닥을 펼치고는 간절히 비는 것처럼 그것을 겹쳤다.
「저기, 너는 고통을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어?」
갑자기 화제가 불온한 방향으로 튀었다. 그 눈은 소녀처럼 순수했기에 아마 진심으로 묻고 있는 거겠지.
「으음, 약간도 안돼. 아픈 건 아예 못견뎌」
나도 진지하게 대답했지만, 1호는 코웃음치면서 고개를 저었다.
「음, 저기 너는 강해지고 싶잖아? 강한 힘이 없으면 언젠가 또 다시 테리오프레프처럼 소중한 걸 잃게 될거야」
1호의 어조는 떼쓰는 어린아이를 타이르는 것처럼 온화했다.
「강해지고 싶은 건 사실인데, 가능하면 아픔같은 건 없는 편이......」
「그렇게 꿀같은 일이 세상 어디에 있겠니? 만약 죽게 된다고 해도 고통은 아마 한순간일 테니 안심해」
잠깐 기다려. 죽을 위험이 있는 짓을 1호는 나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가?
무심코 뒤쪽으로 물러나려고 했던 내 발이, 내 뒤에 선 1호에게 닿았다. 애초에 그녀에게 거리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방은 좁고, 밖에는 나같은 건 생존조차 불가능한 심층이다. 도망칠 곳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렇지만 반쯤은 즐기는 듯이 다가오는 1호의, 사냥감을 사냥하는 고양이같은 표정을 보면 그저 가학적 쾌락에 취한 것처럼 보여서 견딜 수 없을 만큼 불안했다.
「지, 진정 좀 해. 난 아까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한 몸이라구」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그녀와 대각선상의 벽 쪽으로 걸었다.
「네가 살아가는 건 응원하겠어. 그치만, 나는 혼돈이 삶의 목적인 마물이야. 그러니 나와 대치하는 상대 역시 예상을 깨고 갑자기 죽어버리는 일도 벌어지겠지?」
안됀다.
1호와 말은 통하지만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안심해. 만약 죽으면 내가 혼을 불어넣어서 소생시켜 줄테니까. 그건 그거대로 강해질 지도 모르지」
진심이다. 1호는 나의 생사가 어느 쪽으로 굴러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항해야 할까?
그 순간, 마법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지만 곧바로 지워버렸다. 그녀와 전투를 벌이는 건 최악이다. 순식간에 살해당하고 끝이다. 차악이 그녀가 말하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이건 무섭다. 어쨌든 간에 죽고 싶지 않았다. 언데드가 되어서 되살아나는 건 사양이다.
어쨌든 대화다.
그녀의 주의를 어떻게 해서든 딴 데로 돌려야 한다.
「그것보다 말야, 1호는 왜 수하들을 상층에 보내는 거야?」
「에? 그냥」
정말이지 짧은 대답으로 1호가 대답했다. 과연. 혼돈을 삶의 목적으로 한다는 말은 그런 의미인가. 강대한 힘을 지닌 마물의 행동에 일일이 이유같은 건 없는 것이다.
「그거 말야, 미안한데 그만두지 않을래? 우리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온거야」
나는 도망치면서 필사적으로 말을 짜냈다. 그녀가 대화에 질리지 않도록.
「에? 딱히 상관없는데」
1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애초에 심심풀이였으니깐. 니가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둬 줄게」
깨끗하게, 내 부탁들 들어주면서도 1호는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나는 그녀로부터 종종걸음으로 도망치면서 임무를 성공해버린 것에 조금 놀라고 있었다.
「그럼 또 하나만 더 부탁을 들어줘. 1호가 지금 하려고 하는 짓, 그만둬 주지 않을래?」
「안타깝게 됐네요. 이 누님은 부탁을 하나 밖에 들어주지 않아요」
1호는 후흥 하고 강경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럼 수하들을 위로 보내는 건 계속하고, 지금 하려는 건 그만두지 않을래?」
「각하. 자, 이제 슬슬 각오를 다질 때야」
순간, 1호의 모습이 사라졌다가 내 눈 앞에 다시 나타났다. 도망치려고 한 내 목을 그녀의 팔이 붙잡았다. 가냘픈 그 손의 어디에 그런 힘이 있는지, 단단히 붙잡혀버려서 도망치려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1호는 반대쪽 손으로 마력을 짜내어 주먹 크기의 빛구슬을 출현시켰다.
「지금부터 네 안에 마력을 상세하게 감지할 수 있는 장기를 만들거야. 아픈 순서로는 눈, 혀, 코, 귀이지만......」
「귀, 귀가 좋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살아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프지 않은 쪽이 절대적으로 나았다.
「뭐, 일단은 눈부터 해야겠지?」
말하면서 1호는 마력구를 내 오른눈에 때려 박았다. 안구에 뭔가가 기어다니는 듯한 기묘한 감각. 의외로 아프지 않네, 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건 처음 몇초 뿐이었다.
눈 안쪽에 육식 곤충이 모여들면 이런 고통이겠지. 뭔가가 눈 안쪽을 기어다니며 막무가내로 먹어치워간다. 나는 너무나도 지독한 격통에 소리를 지르기는 커녕 호흡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즉시 진땀이 전신에서 끓어올라 폭포수처럼 흘렀다. 대량의 곤충들은 눈 안쪽에서부터 후두부까지 나아가더니, 결국 되돌아와서 얼굴을 안쪽부터 격렬하게 두들겼다.
눈물도 침도 콧물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격통이 지속되는 시간이 나에게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정신을 차리니, 나는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아, 정신이 들었네.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1호가 빙긋 하고 웃었다.
「나, 기절했었어?」
「응 응. 2시간 정도려나? 그래도 무사히 끝난 모양이네. 어디 아픈 곳은 없어?」
그 말을 듣고 확인해봤지만 그렇게나 아팠던 머리도 눈도 지금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럼, 다음은 어디를 할까?」
1호의 말에 또 한번, 비슷한 고통을 맛봐야한다는 사실에 나는 아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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