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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개좆같다(迷宮クソたわけ)」
제101화 물가의 사냥꾼


결국 1호로부터 도망치는데 실패한 나는 코와 귀에도 마력구를 때려박혔다. 코는 달궈진 부젓가락을 강제로 쑤셔박는 듯한 아픔이어서 나는 그저 코피와 눈물과 진땀을 흘릴 수밖에는 없었다. 귀는 다발로 묶은 철사를 귓구멍에서 목까지 쑤셔박는 듯한 아픔이었고 도중에 기절하고 말았다.

우에에엑......

반 각성상태가 되었고 가슴은 강렬한 메스꺼움으로 가득 찼다. 나는 저항하지 못하고 구토하면서 눈을 떴다. 위장이나 목구멍 안쪽을 사나운 육식 애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모조리 다 토해내고 싶었다.
 
「어머, 괜찮아?」

1호의 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 이곳이 1호의 방안이었다는 사실을 겨우 떠올렸다. 그래도, 자제할만한 여유는 없었다. 몸을 일으켜 웅크려 앉자, 이번에는 뱃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것을 토해냈다. 철푸덕, 하는 소리를 내며 커다란 핏덩어리가 지면에 쏟아졌다.

위액은 피와 섞여서 목구멍을 태웠고 콧구멍까지도 침범했다. 나는 격렬하게 기침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 등을 1호가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내 토사물을 밟는 것도, 또 계속되는 구토에 발이 더럽혀지는 것도 꺼리지 않는 듯했다.

「아파 보이네. 불쌍하게도」

누구 덕분인데,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테리오프레프를 닮은 그녀가 마음을 써주는 것도 만져주는 것도 기뻤다. 나는 무심결에 그녀의 팔을 잡았다. 구역질 때문에 발이 휘청거렸던 것이다. 그녀는 나를 받아주며 바닥의 토사물을 보았고 곤혹스런 얼굴을 했다.

「일단 바닥을 청소할 필요가 있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1호는 손을 쳤다. 그러자 바로 문이 열리고 1마리의 마물이 들어왔다. 바위 피부를 지닌 귀인(鬼人)이었다.

「미안한데 그것 좀 정리해 줘」

1호가 명령하자 그 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

「그럼, 자 넌 얼굴부터 씻어야겠네. 엄청 더러워」

내 얼굴을 보더니 1호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뿜어버렸다. 그녀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항의하려 했지만 목이 쉬어버린 탓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럼 이제 갈까?」

1호는 날 붙잡더니 또 다시 공간을 도약했다.



2번째 경험하는 '그림자 넘기(影渡り)'였지만 후유증은 버틸 수 없었다. 애초에 나는 그 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못했기에, 착지할 때 지면을 제대로 밟고 서지 못한 채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한박자 늦게 격통이 달렸고, 허둥대며 발을 보니 왼쪽 다리의 정강이부터 아래부분이 전부 소실되어 있었다.

「아차, 사고쳤네」

1호에겐 사소한 실수였는 듯, 멋쩍어하면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다리의 절단면을 눈으로 인식해버리니 고통은 더더욱 증폭되었고, 대량의 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어금니를 악물면서 어떻게든 버텼다. 화상과도 달랐다. 골절과도 달랐다. 소실된 상처 부위의 독특한 아픔과 불안함이 내게 들이닥쳤다.

「저기,『나아라』」

1호가 마법을 외치자 내 다리는 눈깜짝할 새에 재생되어 갔고, 곧 원상태로 복구되었다. 그러나 내가 평정심을 되찾을 때까지는 5회의 심호흡이 필요했다. 짧은 시간 동안 몇번이고 진땀을 흘려댔기 때문에, 셔츠는 맹렬한 냄새를 뿜고 있었다.

「뭐야? 그렇게 노려보지 않아도 되잖아」

내가 불만스런 표정을 띄우고 있는 것을 보곤 1호는 뺨을 부풀렸다.

「어쨌든 저 샘에서 얼굴 씻어. 그런 다음 이야기를 하자」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벽 쪽에 양팔을 벌린 정도 크기의 움푹 팬 땅이 있었다. 그곳에는 투명한 물이 솟아나오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서 샘물 안을 들여다 보았다. 적어도 독이 있는 생물이 샘 속에 가라앉아 있는지 아닌지는 확인해두어야 했다.

「괜찮다구」

1호에게 등을 떠밀린 나는 머리부터 샘물 속에 처박혔다.



얼굴을 씻고 물양치를 끝낸 후, 더러워진 의복도 샘물로 씻어버렸다. 젖은 빨랫감은 꽉 짠 뒤에 배낭에 던져 넣었다. 갈아입을 옷을 꺼내서 입었다. 상당히 후련했다.

「진정됐어?」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던 1호가 입을 열었다.

「응, 이제 괜찮아」

나도 온화한 어조로 대답했다. 지금 여기서 그녀와 다투게 되는 일은 절대 피하고 싶다. 그녀만이 나의 생명줄이니까.

「그럼, 장기들의 상태는 어때?」

일단 그녀의 고문에 가까운 시술에 의해 내 몸에는 뭔가가 생긴 모양이었다. 그것도 눈, 코, 귀 이 세 군데다.

「전혀 모르겠어」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게 격심한 고통을 겪었으니만큼 곧바로 강해지리라고 기대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착실한 훈련이 필요하겠네. 넌 원래부터 재능이 전혀 없었으니까. 일단 마력의 흐름을 감각으로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1호는 집게손가락을 세우더니 그 위에 푸른 구체를 발생시켰다. 나는 공기 중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느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집중해야 겨우 알쏭달쏭해질 정도로 희미한 감각이었지만, 확실히 처음 겪는 감각이긴 했다.

1호의 마력구가 커졌다. 그곳에 흘러드는 무언가가 마력인 것일까?

「에잇!」

1호는 마력구를 통로 안쪽을 향해 쐈다. 마력구는 강력한 화염으로 변해 통로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충분히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내 얼굴을 태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최강의 마법조차 그냥 농담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화염은 극히 짧은 시간 안에 꺼졌고 불탄 자리에는 작은 마물들이 남아 있었다. 수는 7마리, 그 중 5마리는 탄화되어 붕괴되어 있었지만 2마리는 상처가 없었다. 마물은 내 무릎 정도 크기의 키로, 꺼림칙한 표정을 띄우고 있는 소인이었다. 조잡한 옷과 뾰족한 모자를 쓰고 있었고 손에는 장난감같은 자그마한 식칼을 쥐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 마물들이 가끔씩 마법을 견디잖아? 저것도 원리는 동일해서, 주위의 마력을 이용해 방패로 삼는거야. 또 드래곤 같은 것들이 뿜는 브레스도 원리는 똑같아」

째지는 듯이 불쾌한 소리를 질러대며 내달려오는 소인들은 1호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나온 화염의 숨결에 휩싸여 재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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